Homo Ludens!

포스터 템플릿_세로.png

THEO는 2022년 4월 1일부터 5월 20일까지 정길영 개인전 『HOMO LUDENS!』를 개최합니다.

놀이의 복권復權 『HOMO LUDENS!』

 

호모 루덴스는 ‘유희적 인간,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는 용어로, 인간의 본질을 유희라는 점에서 파악하는 인간관이다. 여기서 ‘유희’라는 단어는 단순히 논다는 말이 아니라, 정신적인 창조 활동을 가리킨다. 호모 루덴스의 제창자,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가(Johan Huizinga)는 ‘문명이란, 놀이 속에서 발발하고 놀이할 때 펼쳐진다’고 보았다. THEO에서 준비한 이번 『HOMO LUDENS!』 展은 합리성, 효율, 돈의 가치를 최상에 두는 산업자본주의가 희생시켰던 ‘놀이’를 예술을 통해  발견하고 재조명하고자 한다.

우리는 모두 가정이나 직장 같은 일상생활에서 강요되는 규칙들을 잊을 수 있는 낯선 규칙, 즉, 놀이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오늘날 어떤 문명에서든 요구되는데 하위징가는 그의 저서 <호모 루덴스>에서 인간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인 공작인工作人, 호모 파베르(Homo Faber)가 호모 루덴스(Homo Ludens)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감을 얻어 ‘호모 루덴스’를 타이틀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기발함, 변화무쌍, 양극의 조화, 때로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유쾌함을 작품에 녹여내는 정길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며 놀이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정길영(b.1963)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고, 우연히 접하게 된 도자기를 통해 점토의 무한한 가소성과 가마 소성 후 유약의 색채 변화에 매료되어 도예의 길로 접어들었다. 붓질을 입힌 도판은 가마 속의 불을 만나 전혀 생각지 못한 발색을 끌어내고 변화무쌍한 색채의 도자가 탄생한다. 그의 작업 공간은 주무르고, 자르고, 구워내며 물체를 변형하는 과정이 수반하는 우연과 불확실성을 통해 놀이의 본질에 다가서는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이에 더해 전시공간에서 관람자는 시각적인 작품 감상을 넘어  생활자기를 직접 사용하는 방식으로 놀이하는 인간, 즉, ‘호모 루덴스’로서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도판 위에 올려낸 오브제와 생활도자 속에 새겨낸 그림, 소소한 글귀가 새겨진 작품까지 작가의 작품은 마치 놀이하듯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은 채 자유롭다. 동시에 유머를 겸비한 표현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작품을 곱씹어 들여다보면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예를 들어, 생활도자 컵의 손잡이가 된 인간의 몸은 그 자체로 재미있는 형태의 작품으로 인식되지만 ‘손잡이’라는 컵의 실용적인 부속품이기도 하다. 이는 앞서 언급한 산업자본주의 속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의 작품세계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곧 다양한 방식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가능성을 통해 시간, 거리와 같이 엄밀하게 확립된 개념을 비틀어 일상의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창조의 장 場에 들어서게 되고, 전시를 통해 작가와 관람객으로 하여금 ‘놀이의 발견’으로 이어지게 된다.

막스 베버가 강조한 프로테스탄트 노동윤리 속 ‘근면함’의 덕목은 호모 루덴스를 불러냈다. 우리가 동시대의 삶 속에서 ‘갓생’을 꿈꾸며 매일을 살아내는 이유 역시,  반복되는 삶의 기저에 꿈틀대며 부활을 꿈꾸고 있는 ‘놀이의 에너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놀아야 한다. 지금 보다 더욱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인스타로고.png